[손헌수의 활력의 샘물] 싱가포르를 만든 두 사람
싱가포르에서 가장 흔하게 듣는 이름은 래플스(Raffles)다. 거리도 래플스고 전통적인 고급호텔도 래플스다. 래플스는 사람 이름이다. 토머스 스탬포드 래플스(Thomas Stamford Raffles)경은 영국인이다. 그는 서구인들의 입장에서 싱가포르의 가치를 처음으로 알아보고 싱가포르 근대화의 기틀을 마련한 사람이다. 그는 1819년 싱가포르에 도착해서 영국의 동인도 회사를 대표해 싱가포르를 항구로 개발한 인물이다. 그가 오기 전에 싱가포르는 원래 쥐가 들끓는 더러운 섬이었다. 게다가 해적들의 본거지로 죽은 시체들과 해골들이 도처에 깔려있던 위험한 곳이었다. 이런 곳의 위치적인 장점을 제일 먼저 발견하고, 이 곳을 개발한 사람이 바로 래플스경이었던 것이다. 싱가포르를 발견한 사람이 래플스라면 오늘날 싱가포르를 만든 사람은 이관유(Lee, Kuan Yew) 총리다. 그는 싱가포르의 초대 총리로, 1959년부터 1990년까지 31년간 총리였다. 그는 ‘싱가포르 건국의 아버지’로 불린다. 오늘날 싱가포르를 아시아 최고의 도시국가이자, 세계적인 경제 중심지로 만든 사람이다. 토니블레어 전 영국수상은 이관유 총리가 싱가포르를 발전시킨 세가지 업적을 다음과 같이 말한다. 첫번째는 이관유가 영어를 싱가포르의 공용어로 제정한 일이다. 싱가포르는 다민족 도시국가다. 인구의 74퍼센트는 중국계다. 말레이계가 13퍼센트고 인도계도 9퍼센트나 있다. 이런 다민족사회에 잠재한 인종적인 불평등과 불화를 잠재운 것이 그의 영어 공용화정책이었던 것이다. 토니 블레어가 강조한 이관유 총리의 두번째 업적은 세계의 금융자본을 끌어들인 정책이다. 이관유는 낮은 세율과, 지본시장 개방 정책으로 전세계의 거대 금융기관들이 싱가포르로 몰려들게 만들었다. 이런 정책은 오늘날도 계속되어 싱가포르는 아시아의 금융허브가 된 것이다. 세번째로 이관유 총리는 싱가포르에 부정부패를 일소했다. 싱가포르는 공중도덕을 어겼을 경우에 어마어마한 벌금을 물리는 것으로 유명하다. 공공장소에서는 음식을 먹거나, 쓰레기를 버리거나, 껌을 씹지도 못한다. 이것뿐이 아니라 공무원들이 부정부패를 저지르지 않도록 공무원의 급여를 엄청나게 인상했다. 현재 미국 대통령의 연봉이 40만불이다. 반면에 싱가포르의 총리연봉은 220만 싱가포르 달러이다. 환율을 감안해도 네배 이상 많은 금액이다. 잘못을 저질렀을 경우에 아직도 무시무시한 태형이 존재한다. 엉덩이를 까고 곤장을 때리는 것이다. 하지만 잘못한 사람에게 이렇게 어마어마한 벌을 주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공무원의 급여를 인상함으로써 공무원들이 부정을 저지를 이유가 없도록 만들었던 것이다. 싱가포르의 원래 면적은 서울보다 조금 작았다. 하지만 최근까지 진행하고 있는 간척사업으로 이제는 서울보다 면적이 더 넓다. 쌍용이 건설한 마리나 베이 샌즈 건물을 비롯해서 유명한 금융사들이 밀집해 있는 마리나 베이 금융센터는 모두 간척사업으로 바다를 메워 간척으로 새로 생긴 곳에 위치한다. 싱가포르는 작고 더러운 섬나라에서 시작해 오늘날 세계적인 경제강국이 되었다. 이 과정에서 래플스와 이관유, 두 사람의 리더쉽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레플스의 통찰력은 더럽고 위험한 섬의 잠재력을 발견하고, 항구로 개발하여, 싱가포르 근대화의 첫걸음을 내디뎠다. 또한 이관유 총리는 실용적이고 강력한 지도력으로 다민족사회를 영어로 통합하고, 싱가포르를 아시아 최고의 부자나라로 만들었다. (변호사, 공인회계사) 손헌수손헌수의 활력의 샘물 싱가포르 오늘날 싱가포르 싱가포르 근대화 싱가포르 건국